목차
어바웃 타임은 처음 봤을 때만 해도 꽤 특이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라서 처음에는 판타지 영화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기억에 남은 건 시간여행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지금 다시 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어도 결국 내가 살아가는 하루 자체를 좋아하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① 처음에는 시간여행이 제일 부러웠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주인공 팀의 능력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실수한 하루가 있으면 다시 돌아갈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이 생기면 다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가 있다면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아 보였습니다.
살면서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한 번쯤 하지 않을까요.
“그때 그렇게 하지 말 걸.”
“그 말을 괜히 했나.”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런 후회를 전부 없앨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니까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② 잘못된 하루를 고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팀은 처음에는 시간여행 능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삶을 조금씩 바꿉니다. 원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을 다시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살다 보면 문제가 생깁니다. 어떤 일을 바꾸면 그 결과로 또 다른 일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현실과 묘하게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지나간 일을 계속 생각하면서 현재까지 붙잡고 살 때가 있습니다. 이미 끝난 대화를 다시 떠올리고, 예전에 했던 선택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 과거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지금 하루를 또 살아야 합니다.
지나간 하루를 다시 사는 것보다, 지금 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③ 특별한 하루를 기다리는 습관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기다리게 되는 날들이 있습니다.
월급날을 기다리고, 금요일을 기다리고, 연휴를 기다리고, 휴가를 기다립니다. 평일에는 조금 참고 주말에 쉬자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물론 쉬는 날이 필요한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이상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 주를 버티고 겨우 주말이 왔는데, 어느 순간 일요일 저녁이 되어 있는 겁니다.
그러면 또 월요일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바웃 타임을 다시 보면서 그런 생각이 났습니다. 행복한 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고요.
④ 기억에 남은 건 거창한 장면이 아니었다
이 영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보고 나니 저는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순간들이 더 좋았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하고,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장면들입니다.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가 대단한 목표를 이루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같이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들고 다시 보니 그런 시간이 오히려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일이 생겨야 좋은 하루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간 하루도 꽤 괜찮은 하루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모든 걸 고칠 수는 없었다
영화에서 시간여행 능력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 능력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족과 관련된 부분을 보고 있으면 더 그렇습니다. 어떤 순간은 아무리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그대로 둘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모든 순간을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막아줄 수도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이게 오히려 현실적이었습니다.
인생도 비슷하니까요. 준비했다고 모든 일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마음으로 했다고 결과까지 좋은 것도 아닙니다.
⑥ 결국 행복은 하루를 바라보는 방법이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팀은 굳이 시간을 되돌리지 않고 하루를 살아가는 쪽을 선택합니다.
이 부분이 저는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하루라고 해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바쁘게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하루가 아무 의미 없는 날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별일 없이 하루를 잘 보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 특별한 일이 없었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무사히 지나간 하루도 나중에는 그리워질 수 있으니까요.
⑦ 가족 이야기가 유난히 오래 남았다
어바웃 타임에서 사랑 이야기만 생각하고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 가족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이 예전과 똑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사랑 영화이면서 동시에 시간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⑧ 다시 볼 때마다 생각이 달라지는 영화
어바웃 타임은 나이에 따라 조금 다르게 보이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사랑 이야기가 더 크게 보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가족 이야기가 더 크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 어느 순간에는 시간이라는 것 자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다시 보면서 예전보다 훨씬 평범한 장면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특별한 날을 만드는 것보다 그냥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제대로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무리
어바웃 타임을 보고 나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갈까?”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고 난 지금은 조금 다른 답을 할 것 같습니다. 굳이 돌아가고 싶은 날을 고르기보다 지금 있는 하루를 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습니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후회하는 데만 시간을 쓰기보다는 다음에는 다르게 해보고,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잘 대해주고 싶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특별했던 날보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날들이 더 많이 남습니다. 같이 밥을 먹었던 날, 별것 아닌 이야기로 웃었던 날, 아무 일 없이 집에 돌아온 날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래서 어바웃 타임을 다시 보고 나서 행복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행복한 일이 생겨야 행복한 게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매일 그렇게 살 수는 없겠죠. 회사에서 힘든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사람 때문에 속상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오늘 하루를 너무 당연하게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는 아직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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