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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을 처음 봤을 때는 우주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화성에 혼자 남겨진 사람이 어떻게 버티는지, 식량은 어떻게 구하는지, 결국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지가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됩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예전보다 조금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크 와트니가 특별히 겁이 없는 사람이라서 살아남은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황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찾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게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처음부터 방법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화성에 혼자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만 보면 사실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도 없고, 연락도 제대로 할 수 없고, 구조가 언제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보통이라면 앞이 깜깜해질 것 같습니다. 저라도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마크가 하는 행동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부터 하나씩 적어봅니다. 먹을 것이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하고, 물은 어떻게 구할지 생각하고, 통신을 다시 연결할 방법을 찾습니다.
인생이 꼬였을 때 필요한 건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하나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마션을 보고 있으면 웃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겨우 한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면 바로 다음 문제가 생깁니다.
감자를 키울 방법을 만들었더니 이번에는 물이 문제고, 통신을 해결했더니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한숨 돌릴 만하면 다시 일이 터집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하나 끝내면 또 다른 일이 생기고, 돈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지출이 생기고, 하나 걱정이 줄어들면 또 다른 걱정이 생깁니다. 그래서 가끔은 “왜 계속 뭔가 생기지?”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게 그냥 사는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없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하나씩 처리하는 게 현실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거창한 용기보다 꾸준함이 더 대단했다
마크 와트니를 대단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용감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 모습이 더 대단해 보였습니다.
매일 생존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걸 해야 다음 날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이 재미있을 리도 없습니다. 어제 했던 일을 오늘 또 해야 하고, 내일도 또 해야 합니다.
사실 이런 건 현실에서도 꽤 비슷합니다. 운동도 하루 했다고 달라지지 않고, 공부도 며칠 했다고 갑자기 실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일도 그렇습니다. 한 번 열심히 했다고 해서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별것 없어 보이는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 조금씩 앞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해서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마크는 무서운 상황에서도 농담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처음 보면 굉장히 낙천적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아닙니다. 겁날 때는 겁이 나고, 화가 날 때도 있고,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결국 다시 자신이 해야 할 일로 돌아갑니다.
저는 이게 오히려 현실적인 용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겁이 나지 않는 게 용기가 아니라, 겁이 나더라도 할 일을 하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혼자 버틴 것 같지만 사실 혼자는 아니었다
마션에서 또 좋았던 건 마크 혼자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구에서는 그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움직입니다.
마크가 혼자 화성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구에서도 계속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사람은 생각보다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 때는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도 있고요.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포기할 이유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마크에게는 포기할 이유가 정말 많았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습니다. 구조될 가능성도 확실하지 않고, 가진 자원도 한정되어 있고, 작은 실수 하나가 목숨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그래도 이것부터 해보자”는 식으로 넘어갑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꼭 큰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면 오늘 할 수 있는 것 하나만 제대로 해도 됩니다.
내일은 내일의 문제가 생길 테니까요.
그래서 마션을 보고 나면 이상하게 힘이 난다
마션은 굉장히 힘든 상황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보고 난 뒤 기분이 묘하게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아마도 마크가 계속 방법을 찾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막연하게 믿는 게 아니라, 직접 계산하고 실험하고 실패하면 다시 해봅니다.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아도 다음 방법을 생각합니다. 그게 이 영화가 주는 힘인 것 같습니다.
인생도 결국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안 풀리는 건 아닙니다. 오늘 문제가 생겼다고 내일도 반드시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오늘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마무리
마션을 다시 보고 나서 예전보다 조금 현실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주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라서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보여주는 방식은 우리가 매일 겪는 문제와 비슷했습니다.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하나씩 처리하는 것. 잘 안되면 다시 해보는 것. 혼자 안 되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것.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
생각해보면 대단한 비법은 아닙니다. 그런데 막상 힘든 일이 생기면 이런 단순한 것들을 잊게 됩니다.
당장 답이 보이지 않으면 모든 게 끝난 것처럼 느껴지고,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지치기도 합니다.
그럴 때 마션을 다시 보면 조금 생각이 달라집니다.
일단 오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 해보자.
그것만 해도 충분할 때가 있으니까요.
결국 마크 와트니가 살아남은 건 처음부터 모든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답이 없을 때도 계속 다음 방법을 찾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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